좀전에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다짜고짜 한다는 말이 "나 너무 우울하다."
이거 뭔 시비를 걸려고 이딴 전화야 했더니 사실인즉 언론에 크게 보도됐던 사건 처리가 돌고 돌아서 자기 책상에 와 있다는 거다.
그 책상에서 처리하고 나면 세상 사람들 기억에서는 영영 지워질 거라는 거다. 단촐한 혈육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20살의 젊은 여자아이.. 전화한 사람은 사건과 그냥 젊은 아이라는 사실 그리고 언론에는 보도될 일 없는 자세한 사망 내용만을 보고 급 우울해진거다.
젊은 나이에 끔찍한 죽음.. 충분히 우울해질만한 문서가 책상위에 있으니..
하지만 나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 그 여자의 고통스러운 인생 일부를 봤고 거기에 달린 온갇 악플도 봤다. 차마 그 여자의 인생은 말 못해줬다. 가뜩이나 우울한데 치명타를 가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연예인이나 어떤 사람들이 언론에 오르내리면 참 쉽게들 악풀을 달고 막말을 해댄다 따지고 보면 세상 사람 누구나가 아는 사람이지만 자신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 얼마나 말하기 좋은 상대인가?
하지만 자신과 관계를 가지는 순간 태도가 급변하게 된다. 주로 경찰서에 불려와서 대면 했을 때가 보통이지만 말이다.
사회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만나는 사람도 많아지게 된다. 한번은 술자리에서 연예인 부부이야기가 나와서 무심결에 말하다가 속으로 '이놈의 주둥아리 !!' 한적이 있다. 동석한 분의 사춘 부부였다. 그렇게 사적인 관계가 생기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고 전혀다른 관계가 된다.
원한 관계 아니라면 절대 악풀 안달게 된다. 함부로 악풀달고 욕하지 말자 '이놈의 주둥아리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당사자는 아니지만 화제의 주인공의 친구나 친적은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노는 곳에 따라서는 술자리 뒤에서 노려보는 수도 생긴다. 그런 경우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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